"일방적으로 이별통보 당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 있죠? "

이건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많이 듣는 하소연 Best 탑 텐 안에 들어갑니다.

'선생님, 제가 집착을 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좀 더 자주 봤으면 좋겠다, 보고싶다는 애정표현을 했을 뿐이라고요. 잔소리를 자주 한 것도 구속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관계를 끝낼 수 있죠? 믿을 수가 없어요'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선생님. 팩트 폭력 잘 해주신다면서요. 들어보니까 그 자식 '나쁜 남자' 였던 거 맞죠?'

'매너가 없는 거 아니에요? 관계에 대한 예의가 있으면 어떻게 혼자 결론 내리고 그렇게 홀랑 사라질 수가 있어요?'

그 남자의 일방적 이별통보, 이유가 있다

많은 분들이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은 경우, 이렇게 상대를 '나쁜 남자'로 여기며 분노를 터뜨리십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이유가 있다는 사실!

상대는 지극히 갈등 상황을 피하고 싶어하는 플라이트 성향을 가진 남자일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애착 유형은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연애 의존도가 높고 관계에서 상대를 중심으로 두는 불안 유형, 자기 영역과 시간이 중요한 회피 유형, 불안과 회피가 공존하는 공포회피 유형 등 타고난 기질과 이전의 관계 경험에 의해서 저마다의 애착 유형이 달라지죠.

(물론, 요즘 유행하는 MBTI 의 16가지 유형만으로 제각기 다른 인간을 전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처럼- 애착 유형도 누군가를 이해하는 하나의 '참고' 도구일 뿐입니다.)

이 애착 유형말고도,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 에 따라 '파이트 유형' 과 '플라이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연애 중 긴장이나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때 그때 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이 '파이트' 성향.

웬만하면 갈등 상황은 피하고 싶고, 깊은 감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서 피하게 되는 '플라이트' 성향.

일방적 이별통보를 하는 상대방은, 아무래도 '플라이트' 성향일 확률이 높죠.

이 사람들은 평소에 '좋게 좋게' 넘어가는 걸 선호합니다. 갈등 상황 자체를 겪는 게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다 보니, 아예 그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거죠.

물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애초에 수영장에 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무서우니까요. 이런 사람을 억지로 물가로 끌고 간다고 해서 갑자기 수영을 시킬 수 있을까요?

파이트 성향의 분들이 갈등 상황에서 '대화하자' 라고 한다던지, 자꾸만 긴장 상태를 만들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게 같은 상황인 겁니다.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게 되기까지, 그는 수많은 생각을 했을 거에요. 그 '생각' 자체가 이미 그에게는 에너지가 엄청나게 쓰이는 일이었겠죠. 갈등을 피하고 싶었기에 그냥 넘어갔지만,인간인 그에게도 마음과 감정이 있고, 마일리지 적립하듯 당신과 '잘 맞지 않는' 근거들을 쌓아가고 있었을 겁니다.

연애라는 끝을 알 수 없는 게임. 이곳에서 그는 참고, 버티고, 이해해보려 했지만 결국 더이상의 싸움이나 갈등은 견딜 수 없는 자신을 자각하고 이 게임에서 로그아웃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어요.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한 남자 때문에 슬퍼하고 계시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남자' 같아서 그 사람을 사랑했던 자신을 자책하고 있나요?

그 남자에게는 그 남자만의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그리고 정말 놓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그가 원했던 게 무엇일지- 부터 시작해서 다가가길 바랍니다.

그의 일방적인 통보 메시지를 보며 아직도 상실감에 잠 못 들어하고 있다면, 도무지 그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면 더 이상의 추측은 그만두고 상담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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